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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혼자 사는 사람들 한국 영화 공승연

by 평범한 개미 2024.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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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2021년 개봉한 한국영화로 홍성은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공승연, 정다은, 서현우, 김보범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였습니다. 2021년 43회 카이로 국제 영화제 브론즈피라미드 신인 감독상-국제경쟁, 43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4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배우상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 2022년 17회 오사카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대상, 28년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심사위원 우수상, 넷팩상 등을 수상하였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콜센터 상담원인 진아는 혼자가 편해서 밥도 혼자 먹고, 다른 사람이 말 거는 것도 피합니다. 퇴근길에 옆집 남자가 성냥으로 담배에 불을 붙이면 맛과 연기가 다르다며 말을 걸지만 듣는 둥 마는 둥 집에 들어갑니다. 회사에서는 실적이 좋은 진아에게 5일간 신입사원 1:1 교육을 맡으라고 하지만 내키지 않습니다.

얼마 전 엄마가 돌아가셔서 유산상속 문제로 변호사와 만나기로 합니다. 아버지는 17년 전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고 엄마와 이혼했다가 3년 전에 엄마집에 다시 들어와 사는데, 아버지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장과 진아의 상속포기각서로 엄마의 재산은 모두 아버지가 갖게 됩니다.

출근날 아침, 진아가 집을 나서는데 같은 층에서 썩는 냄새가 나서 경비실에 확인해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옆집 남자가 일주일 전에 죽었다는 것. 진아는 충격을 받습니다.

신입사원 수진이 진아의 옆에 앉아서 교육을 받는데 자꾸만 거슬리고 짜증이 납니다. 수진이 콜 받는 게 처음이라 서툰데도 진아는 사무적으로 대하고, 점심시간에 평소처럼 혼자 밥 먹으러 가는데 수진이 따라오자 따로 앉아서 먹고, 심지어 점심 먹을 때 쫓아오지 말라고 말해버립니다. 수진이 콜을 받을 때 진상고객이 막말을 하자, 진아는 옆에서 죄송하다고 하라며 코치합니다. 수진은 잘못한 것이 없는데 왜 사과하냐고 하자 진아가 대신 죄송하다며 고객의 비위를 맞춥니다. 다음 날 진아와 수진은 이 문제로 팀장에게 불려 갑니다. 팀장은 수진에게 일할 때 감정, 진심 섞지 말고 일단 죄송하다고 하라며 지적하고, 진아에게 사수로서 일뿐만 아니라 멘털도 챙기라고 합니다. 그러자 진아는 팀장님이 사수일 때랑 똑같이 하고 있다며 대꾸합니다.

1:1 교육 마지막 날, 수진은 타임머신을 타고 2002년으로 가려는 정신이상자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수진이 왜 2002년으로 가고 싶냐고 묻자 월드컵 때 사람들과 같이 응원하면서 즐거웠는데 사람들 속 안에 들어가서 좋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수진이 저도 데려가주시면 안 되냐고 말합니다. 다음날 아침, 수진이 출근하지 않아서 팀장이 전화해 보라고 하는데 진아는 수진에게 전화하지 않고 콜을 받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기침이 나와서 수진이 준 프로폴리스를 뿌립니다. 점심시간에는 밥도 안 넘어가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다른 직원이 진아의 프로폴리스를 쓰는 걸 보고 짜증이 나서 책상에 있던 수진의 흔적을 다 치웁니다. 그리고 다시 콜을 받는데 수진이 말했던 콜 들어오는 소리 환청이 들려서 당황하고, 아버지가 사람들과 시시덕거리며 즐거워하는 장면이 떠올라서 일하다 말고 아버지를 만나러 가지만 아버지는 집에 없었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서 뭐가 그렇게 즐겁냐면서 잘못했다고 미안하다고 하라며 울부짖습니다.

밤이 되었고 옆집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제사를 지냅니다. 진아는 수진에게 전화를 걸지만 받지 않았고, 조금 뒤 수진에게 전화가 옵니다. 진아는 수진에게 사실 자신도 혼자서 아무 것도 못하는데 그냥 그런 척하는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마음을 담은 작별인사를 합니다. 옆집에서는 사람들이 제사를 마치고 밥을 먹고 있었고, 진아는 들어가지는 못하고 현관옆에 서 있었습니다. 옆집 남자가 진아에게 밥 먹고 가라고 하고, 담배를 성냥으로 불 붙이면 진짜 다르긴 하다고 말합니다.

진아는 휴직을 하고 아버지한테는 집에 홈캠이 있는데 그걸로 자주 들여다볼테니 그렇게까지만 지내자고 하며 전화를 끊습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과 고독함이 짙게 드리워진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과 고독함을 현실적으로 그려냈으며 진아는 주방과 거실이 있는 아파트에 살면서도 모든 가구와 가전제품 그리고 물건들을 한 방에 몰아넣고 그 안에서만 생활하는 모습을 통해 고립을 자처하는 진아의 상태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일적인 것 외에는 고립을 자처하며 단조롭게 일상을 보내던 진아가 슬픈 가정사와 옆집 남자의 고독한 죽음, 그리고 수진을 만나게 되면서 감정이 폭발합니다. 이런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공승연의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영화 속에서 담배와 재떨이는 옆집 남자가 진아와 소통하려고 했던 매개체 역할을 했고, 새로 이사 온 남자와 진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관계와 소통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영화를 보면서 수진의 변화가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 출근했을 때는 붙임성 있고 밝은 성격이었는데 진아의 차가운 사무적인 태도와 근무 환경의 영향을 받아서 점차 무미건조하게 감정이 없이 말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타임머신을 타고 2002년 월드컵 때 같이 응원하던 사람들 속으로 가고 싶다던 고객을 응대하면서 자기도 데려가달라는 말을 하는데 그동안 정신적인 고립 속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아도 혼자가 편하다고 스스로 고립을 자처하지만 옆집 남자의 고독한 삶과 죽음 그리고 이웃들이 모여서 옆집 남자를 위해 제사를 지내주는 모습에서 많은 걸 깨닫고 수진에게 용서를 구합니다.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가 타인과 감정적으로 얽히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감정 소모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자기 자신과 타인의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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