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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강변의 무코리타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by 평범한 개미 2024.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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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변의 무코리타'는 2023년 개봉한 일본영화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마츠야마 켄이치, 무로 츠요시, 미츠시마 히카리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였습니다. 

 

강변의 무코리타 줄거리

전과자인 야마다는 바닷가 마을에 위치한 공장에 취직을 하고, 사장의 소개로 무코리타 연립주택에서 지내게 됩니다. 옆집에 사는 시미다는 야마다가 이사 온 첫날부터 온수장치가 고장이 났다면서 목욕 좀 하게 해 달라고 오더니 나중에는 거리낌 없이 목욕도 하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맥주도 꺼내마십니다. 심지어 밥도 얻어먹습니다. 뻔뻔한 듯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집 앞 텃밭에서 정성껏 키운 채소들을 야마다에게 나누어줍니다. 

무더운 여름날, 시미다는 누워서 쉬고 있던 야마다에게 텃밭일을 도와달라고 합니다. 귀찮았던 야마다는 겨우 일어나서 일손을 돕습니다. 땀 흘리며 일한 두 사람은 씻고 나서 시원한 맥주와 갓 딴 오이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습니다. 시미다가 행복하지 않냐면서 가난하지만 이렇게 사소한 행복들을 자잘하게 찾아가다 보면 어떻게든 버티고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야마다는 시청 사회복지과 직원에게 아버지가 고독사하셨는데 유골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한 뒤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아버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시미다의 조언을 듣고 아버지의 유골과 유류품을 인계받아 집으로 가져옵니다. 아버지의 핸드폰 통화목록을 보고 전화를 걸어보니 생명의 전화였습니다. 아버지가 왜 생명의 전화에 마지막으로 전화를 했는지 궁금해서 생명의 전화에 다시 전화를 걸어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상담원은 개인적인 경험이라며 하늘을 나는 금붕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편 웬일인지 시미다가 밥 먹을 시간에도 오지 않았고, 텃밭일을 도우러 나온 야마다에게 무슨 일로 전과자가 됐는지 묻습니다. 야마다는 남을 속여서 돈을 빼앗았다고 말하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가버립니다. 이후 야마다가 목욕하는 중에 시미다가 찾아와서 자신이 과거에 사기를 많이 당했기 때문에 야마다의 전과를 알게 되고 무서웠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야마다는 강가에서 아버지의 유골을 빻고 있었는데 미나미가 옆에 앉아 지켜봅니다. 야마다는 자신 같은 전과자는 웃으면 안 되는데 시미다의 뻔뻔한 행동에 웃음이 나고, 시미다처럼 사소한 행복을 느끼면 안 되지 않을까라며 흐느껴 웁니다. 미나미가 괜찮다며 위로하고 장례식을 하자고 합니다. 무코리타 사람들이 모여서 음악을 연주하고 야마다는 아버지의 유골가루를 세상에 뿌립니다. 

 

무코리타 사람들의 상처와 치유

무코리타 연립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각자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갑니다. 그리고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상처를 공유하고, 위로합니다. 야마다 역시 어린 시절 부모의 방임 속에 외롭게 자라고, 어쩌다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갔다가 전과자가 됩니다. 전과자라는 딱지가 야마다에게는 웃어도 안 되고, 소소한 행복도 느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할 만큼 무겁습니다. 그런 야마다에게 손을 내밀어 일할 기회를 주고 격려해 주는 사장님과 무코리타 연립주택 이웃들을 만나면서 야마다도 조금씩 변화됩니다. 처음엔 침울하고 말수도 별로 없었는데 점점 사람들과 어울리고 말수도 늘고 웃기도 합니다. 그리고 감당하기 힘들었던 아버지의 죽음과 장례식을 이웃들의 도움으로 치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무코리타 연립주택에 사는 사람들 모두 죽음과 관련된 사연이 있습니다. 시미다는 야마다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며 말을 흐리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아들을 잃은 아픔을 겪은 것으로 보입니다. 집주인 미나미도 남편과 사별하고 여전히 남편을 그리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조구치는 생명의 전화 상담원이 야마다에게 들려주었던 하늘을 나는 금붕어 이야기를 미조구치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죽고 싶은 마음을 가졌었고 생명의 전화에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야마다가 화단의 꽃을 가꾸던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었는데 알고 보니 그 집에 살다가 2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야마다까지. 모두 죽음과 관련된 상처를 안고 있지만 시미다의 말처럼 소소한 행복들을 자잘하게 찾으며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갑니다.  

 

영화 속 상징

영화 속에서 달팽이가 자주 등장하는데 야마다에게 부정적인 존재입니다.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떠날 때 엄마가 발랐던 번들번들한 립스틱이 민달팽이 같아서 기분이 나빴던 기억 때문입니다. 아버지가 고독사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도 달팽이가 등장합니다. 아마도 이혼 이후 자신과 연을 끊어버린 아버지에 대한 원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야마다가 공장에서 오징어를 다듬는 일을 하는데 시미다가 자신이 전과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손질한 오징어 눈알들이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어지러워합니다. 이것은 야마다가 본인이 전과자라는 부끄러움과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두려운 마음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인상 깊은 대사

강은 태풍이 올 때마다 범람한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적잖게 찾아온다.
그런 것에 늘 위협받으며 위태로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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