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9명의 번역가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by 평범한 개미 2024. 6. 13.
반응형

 

영화 '9명의 번역가'는 2019년 개봉한 프랑스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로 레지 루앙사르 감독이 연출했으며, 올가 쿠릴렌코, 알렉스 로더, 리카르도 스키마르치오, 램버트 윌슨, 시드 바벳 크누센 등의 배우가 출연하였습니다. 이 영화는 작가 댄 브라운의 소설 '인페르노'를 번역할 당시에 번역가 11명이 밀라노의 한 지하 벙커에서 번역 작업을 했다는 신문 기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9명의 번역가의 줄거리

전 세계가 주목하는 화제작 디덜러스의 최종 편 '죽고 싶지 않았던 남자'를 러시아어, 이탈리아어, 덴마크어, 스페인어, 독일어, 영어, 중국어, 포르투갈어, 그리스어 등 9개 국어로 동시 번역하여 전 세계에 동시 출간할 계획으로 9명의 번역가가 고용되었습니다. 이들은 프랑스에 속속 도착하고 결말의 유출을 막기 위해 프랑스의 한 대저택 지하 밀실에서 철통 같은 보안과 감시하에 번역 작업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명의 번역가 중 누군가가 원고의 일부를 유출하고 돈을 요구하는 협박 메일을 보내면서 혼란에 빠집니다. 번역 작업은 범인을 잡을 때까지 중단되었고, 범인을 잡기 위해 방을 뒤지거나 폭력과 무력을 사용하여 번역가들을 협박하지만 범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전자기기 등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차단된 폐쇄적인 공간에서 범인을 찾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며 인물들 간의 긴장감이 고조됩니다. 각 인물들의 비밀과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고 시간이 갈수록 사건은 점점 더 미궁에 빠지지만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대반전이 일어나면서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밀실 사건의 트릭과 번역가들

밀실 사건의 트릭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9인의 번역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밀실 사건으로서 외부와의 접촉이 모두 차단된 폐쇄적인 공간에서 디덜러스 원고를 누가 유출했고 어떤 트릭이 있는지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며 사건을 추리해 가다가 반전과 반전으로 버무려져 있는 후반부를 맞닥뜨렸을 때 이러한 반전 요소는 영화의 흥미를 더해주고, 마지막까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프랑스어로 된 작품을 9개 국어로 번역하려는 9명의 번역가들의 이야기인만큼 10가지 언어가 등장하여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접할 수 있고, 각 나라의 문화나 정치상황을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나 영화 속에서 긴장감이 최고로 고조되게 하는 외국어의 역할이 인상적입니다.

 

탐욕에 찌든 에릭과 문학의 순수성을 중요시하는 알렉스는 상업주의와 문학 작품의 관계로 대비됩니다. 번역가들을 지하밀실에 가두고 번역작업을 하게 해서 전 세계에 동시 출간을 하겠다는 발상에 대해 생각해 보면 상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보면 충분히 가능한 아이디저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과 예술 작품 그리고 창작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인간의 자유로운 사고와 그것을 표현해 내는 예술 활동이 과연 폐쇄적인 지하 밀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그런 발상이 과연 옳은 것인가 고민하게 되고, 공장에서 찍어내는 상품이 아닌 작품을 창작하는 행위의 가치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에릭은 "번역가는 대리인의 인생을 살고, 아무도 기억 못할 이름으로 늘 관심 밖이고 표지에 오르지도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어찌 보면 번역가의 태생적인 역할은 작가의 그림자일지도 모릅니다. 번역가는 타인을 위해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존재이고, 반면에 작가는 자신을 위한 글을 쓸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언어로 된 정보와 지식 등을 번역하여 전달하는 번역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글을 쓰고 싶은 욕구로 인한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주요 캐릭터 분석

1. 에릭 앙글스트롬: 출판사 대표로서, 소설의 유출을 막기 위해 번역가들이 지하 밀실에서 번역을 하게 합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냉정하고 강압적인 태도로 비인간적인 대우를 서슴지 않아서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2. 알렉스 구드맨: 영국 출신의 번역가이자 디덜러스의 엄청난 팬으로서 무언가 감춰진 비밀을 안고 있는 인물입니다.

 

3. 카테리나 안조르지: 러시아 출신의 번역가로 디덜러스의 여주인공과 닮은 모습을 지녔고, 강한 의지와 독립적인 성격으로 집단 내에서 갈등을 심화시키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개인적인 감상

영화의 소재로서 번역가라는 직업이 등장하여 신선했고,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닌 번역가들이 제한된 공간 안에서 얽히고설키는 관계와 심리적 갈등이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결혼과 육아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번역가로 살아가는 헬렌은 가족들과 떨어져서 지하 밀실에서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밀실로 들어온 이후 글이 잘 써진다고 했지만 에릭에게 원고를 들키고, 재능이 없다며 모욕적인 말을 듣습니다. 어쩌면 헬렌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을 그 말이 비수가 되어 결국 목숨을 끊게 됩니다. 꿈과 재능 그리고 현실이 충돌하고 이로 인해 상처받은 헬렌이 안쓰러웠습니다.

 

영화의 메시지

작품을 둘러싼 출판사와 작가 그리고 번역가의 입장이 밀실에서 벌어지는 사건 속에서 긴장감 넘치게 전개가 되어 흥미로웠고, 특히 에릭과 알렉스의 대립 구도는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관통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에릭의 대학 시절 은사인 조르주가 에릭에게 건네던 말이 짧지만 강한 울림이 있었습니다.

 

책 속에 찬란한 지식이 있다. 인테르 폴리아 풀게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