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익스트림 페스티벌 코미디 영화 김재화

by 평범한 개미 2024. 6. 27.
반응형

 

영화 '익스트림 페스티벌'은 2023년 개봉한 코미디 영화로서 김홍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김재화, 조민재, 박강섭, 장세림 등의 배우들이 출연하였습니다. 2023년 제43회 황금촬영상 신인촬영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익스트림 페스티벌: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망진군 군수의 입김으로 축제 일주일 전에 정종 문화제가 갑자기 연산군 문화제로 바뀝니다. 행사대행사 '질투는나의힘' 대표 혜수는 시간이 부족했지만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애를 씁니다. 하지만 혜수의 바람과는 달리 여기저기서 삐그덕거립니다. 전 퇴사자 래오가 알바생으로 와서 불편하고, 서울생활을 동경하는 알바생 은채는 자꾸만 자신을 채용해 달라고 어필합니다. 관객석은 파리 날리고, 지역극단은 정종 즉위식을 준비했는데 갑자기 일주일 전에 갑자사화를 준비하게 하고, 행사 당일 갑자사화 형식을 빌린 팬데믹 종식 퍼포먼스로 대본이 수정되고, 공연 시간도 초대가수 때문에 뒤로 밀리는 등 불만이 쌓여 결국 보이콧을 선언합니다. 게다가 남자친구로서도, 회사 이사로서도 있으나마나한 별 도움이 안 되는 상민은 믿었던 지인에게 사기를 당해서 돈만 날리고 초대가수 섭외가 펑크가 나는 바람에 혜수는 쓰러져버립니다. 결국 초대가수 대신 군수 아들의 행위예술 공연으로 대체가 됩니다. 혜수는 래오와 함께 극단 사람들을 만나 사과를 하고 원만하게 협상을 끝내서 일단락되는 줄 알았지만, 래오가 어깃장을 놓아 협상이 결렬됩니다.

한편 은채는 혜수의 회사 사무실이 서울이 아니라 자기 집 앞 건물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고 래오와 술을 마십니다. 그 사이 군수 아들의 공연이 시작되고, 도지사와 군수 그리고 관객들이 공연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래오가 갑자기 혜수에게 사랑한다면서도 막말과 원망을 쏟아내며 고성을 지르고, 혜수는 래오에게 팩폭을 날립니다. 상민은 두 사람의 내연관계 사실을 듣고 물건을 집어던지며 분노하고 난장판이 되면서 결국 군수 아들의 공연은 중단되고 사람들은 자리를 떠납니다.

이때 극단 단원들이 구세주처럼 등장해서 도와주겠다고 하고, 혜수는 책상 위에 올라가서 개인기를 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공연이 남아있다고 알립니다. 직원들의 개인기를 무대에서 펼치고, 이어진 극단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됩니다. 엉망진창이었던 축제가 드디어 끝나고, 축제 내내 행사장에 머무르던 관광객 커플이 혜수에게 다가와서 최고의 지역 축제였다고 말합니다.

 

축제 속 사람들과 예술이야기

갑작스럽게 축제의 주제가 변경되고, 연이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여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대처해 나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개성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각자 상황에 충실하지만 코믹한 모습에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냅니다. 특히 극단 단원들이 열악한 처우에 들고일어나는 장면에서는 갑자사화를 재현하려던 비주얼과 한복 옷차림으로 달려와서 담을 넘는 모습은 흡사 난을 일으킨 백성들처럼 보여서 웃음을 터트리게 합니다.

 

엉망진창인 축제 속에서 예술이란 무엇인가란 근원적인 질문이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극작가인 래오는 극단 단장에게 국립극단에서 수준 높은 예술을 했던 사람이 지금 이런 무대에 서고, 지원금 때문에 보이콧을 했냐면서 나이브하다며 비아냥거립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실연의 상처로 글을 못쓴다고 혜수를 탓하지만, 실상은 자기 연민에 빠져 글을 안 쓰는 것이고, 예술가가 되기엔 게으르다고 혜수가 일갈합니다. 극단 단장은 래오에게 식상하고 안일할지라도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무대를 계속 보여줄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축제 일주일 전에 축제의 주제도 바꾸고, 극단의 무대도 행사 당일 바꾸게 했던 군수는 행위예술가인 아들의 무대가 중단되자 예술가들이 어떤 심정으로 여기 와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축제를 준비했는지 공감해 보려고 노력해 보라고 열변을 토합니다. 이건 극단 단장이 군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역 축제의 맛

영화를 보면서 망진군 연산군 축제 행사장을 내내 지키던 관광객 커플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어설프고 엉망진창이었던 축제를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보고는 최고의 지역 축제였다고 혜수에게 말합니다.  의아해하는 혜수에게 지역 축제는 그런 맛에 보는 거고, 그런 게 너무 사랑스러워서 보는 거라고 설명합니다. 이 장면에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