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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시그네 블랙 코미디 영화

by 평범한 개미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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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시태그 시그네'는 2022년에 개봉한 노르웨이, 스웨덴의 블랙 코미디 영화로, 크리스토페르 보르글리가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크리스틴 쿠야트 소프와 아이릭 새더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그리고 제75회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해시태그 시그네: 관종 커플의 미친 짓과 그 말로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시그네는 행위 예술가인 남자친구 토마스는 점점 유명해지는데 반해 자신은 존재감이 없어서 열등감과 소외감을 느낍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었던 시그네는 인터넷에서 심각한 피부병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는 알약을 구해서 복용하는 최악의 선택을 합니다. 약을 복용하자 이내 몸에 붉은 흉터들이 생겼지만 토마스의 반응이 시워치 않자 남은 약을 모두 먹어버립니다. 결국 시그네는 얼굴이 퉁퉁 붓고 흉측한 흉터가 생겨서 병원에 실려가지만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너무 적다고 불평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자인 친구에게 인터뷰를 부탁해서 정체불명의 피부병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 기사가 실리게 되고, 친구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자 흡족해합니다. 그 기사로 인해 시그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장애나 질병이 있는 모델을 선호하는 에이전시와 모델 계약을 하게 되고, 친구들에게 축하와 관심을 받고 싶었지만 친구들의 반응이 예상과 다르자 버럭 화를 냅니다. 이에 친구들은 늘 이렇게 관심받으려고 과한 행동을 하는 시그네가 진절머리가 난다며 자리를 뜹니다. 시그네는 무산될 뻔한 광고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피를 흘리고 경련을 하며 쓰러져서 촬영장은 난리가 납니다. 이후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시그네는 오랜만에 찾아온 기자 친구에게 사실을 전부 고백하지만, 친구는 크게 실망하고 떠나버립니다. 관심을 받고자 했던 욕망으로 인해서 결국 친구들도, 건강도 모두 잃은 시그네는 후회의 눈물을 흘립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나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이어가는 시그네의 모습과 행위예술이라고 포장한 절도행각을 저지르고 무용담처럼 이야기하는 토마스의 모습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일상 속에서 소셜 미디어가 개인의 삶과 정체성 그리고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을 블랙 코미디적 요소를 담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그네는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장면이 여럿 등장하는데, 환상의 내용은 시그네가 그토록 바라던 이상적인 모습이었다가 마지막에는 기괴한 장면으로 끝납니다. 이를 통해 시그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의 원제목은 Syk Pike인데 노르웨이어로 아픈 소녀라는 뜻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기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관심을 갈구하는 병적인 모습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시그네의 거짓말과 황당한 선택이 마지막에 어떤 결말을 맺는지 지켜보면서,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과 그 욕망에 빠진 결과의 처참한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시그네 역을 맡은 크리스틴 쿠야트 소프는 사람들의 관심에 대한 비정상적인 집착과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잘 표현하여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줍니다.

 

SNS와 관심받고 싶은 욕구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관종 커플의 미친 짓과 그 말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끔 SNS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은 마음에 무리한 행동을 해서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거나 하는 뉴스를 접하곤 합니다. 그래서 시그네의 이야기는 영화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시그네와 토마스의 무모하고 과한 행동에 불편한 마음이 들었고, 사람들의 관심이라는 것은 잠시 반짝하고 사라지는 불꽃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동안은 짜릿하고 기분이 최고이겠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사라지면 남는 건 공허함뿐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관심은 잠시 스쳐 지나가는 황홀한 풍경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후회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란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그네는 영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진심으로 후회의 눈물을 흘립니다. 홀리스틱 집단상담 중에 자신의 상태와 심경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치유를 위한 집단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바닥에 누워 '난 살아가는 걸 사랑한다.'라고 주문처럼 읊조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모든 걸 잃고 나서야 비로소 인생에서 진짜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난 살아가는 걸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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