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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이동휘 정은채

by 평범한 개미 2024.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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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2023년 개봉한 한국 영화로 형슬우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이동휘, 정은채, 강길우, 정다은 등의 배우가 출연하였습니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의 줄거리

대학 캠퍼스 커플로 만난 아영과 준호. 미술을 전공한 아영은 그림을 포기하고 부동산 일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남자친구 준호를 뒷바라지합니다. 다른 친구들은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데 남자친구는 아르바이트로 전동킥보드를 타고 배달일을 하고, 시험도 계속 떨어지고, 심지어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아서 답답해합니다.

친구들과의 커플모임에 후줄근하게 옷을 입고 전동킥보드를 타고 오고, 친구들이 시험이야기를 하며 준호에게 농담을 하는데 아영은 내색은 안 하지만 불편해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영이 갑자기 궁합을 보자고 하더니 하나마나한 소리를 듣고 5만 원이나 내는 걸 보고 준호는 마음에 안 듭니다. 또한 집 앞에서 누군가가 정체불명의 검은 비닐봉지를 준호에게 던져서 아영이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경찰이 별다른 조치 없이 가려고 하자 아영은 이렇게 가면 어떡하냐고 따지고, 준호는 괜찮다고 하며 돌려보낸 일을 두고 서로에게 불만을 표시합니다. 그리고 아침에 준호가 라면을 끓여 먹는데 안 먹겠다고 하던 아영이 한 입만 달라고 하더니 크게 한 젓가락을 먹자 준호가 화를 내며 남은 라면을 싱크대에 버리고 말다툼을 벌입니다.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서로에게 점점 지쳐가던 중에 준호는 도서관이라고 거짓말하고 친구와 게임을 하다가 아영에게 걸려서 집에서 쫓겨나고 카드도 정지가 됩니다. 친구의 충고를 듣고 집으로 돌아와서 사과를 하지만 결국 서로 상처 주는 말을 주고받고 헤어집니다.

아영은 사무실을 구하러 온 경일을 만나게 되고, 준호와 다르게 10명의 직원을 둔 회사를 운영하고,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어서 만날수록 호감을 갖게 됩니다. 준호는 친구네 식당에서 일을 하는데 손님으로 왔던 여대생 안나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주는 말에 위로를 받고 가까워집니다. 준호와 아영은 각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아영의 친구가 심각한 표정으로 찾아와서 딸아이의 어린이집에서 경일을 만났다고 말해줍니다. 알고 보니 유부남이었던 것.

1년 뒤 아영이 준호에게 태블릿을 돌려달라고 전화를 하고, 준호가 아영의 작업실로 가져다줍니다. 아영은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며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의 묵은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아영은 테스트하면서 준호를 그린 그림을 건네줍니다.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나눈 아영과 준호는 서로의 전화번호를 지웁니다.

 

팍팍한 현실에 사랑이 지치다

오랜 연인의 이별을 그린 영화로, 현실적인 대사와 상황 묘사가 돋보입니다. 아영과 준호 사이에서 오가는 대사들은 현실적이어서 더 안타깝고, 씁쓸한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아영의 집 싱크대에 준호가 버린 불어 터진 라면과 준호의 집 싱크대에 안나가 버린 불어 터진 짬뽕과 짜장면은 이미 망가지고 깨져버린 사랑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동휘의 코믹하고 짠내 나는 생활 연기와 정은채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인상적이고, 두 배우의 연기 호흡이 돋보이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팍팍한 현실에 찌들어 지쳐버린, 그래서 사랑도 변해버린 연인의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만한 이야기이고, 연애와 이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담고 있어서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냅니다.

 

이별의 시작과 끝

영화의 제목인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오랜 연인이 이별을 한 것은 어쩌면 이별 행위를 한 것일 뿐이고, 더 이상 예전의 설렘은 없어지고, 사랑은 현실에 찌들어 추하게 변하면서 이미 이별은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업사원이 된 준호가 고객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전시회를 연 아영을 보게 되는데, 이때 아영과 준호의 반응이 흥미로웠습니다. 준호는 반가운 마음에 2층에서 사람들과 이야기 중이던 아영에게 손을 흔들었고, 아영은 준호를 보고 표정이 굳더니 고개를 돌립니다. 준호는 이내 발걸음을 돌려 가던 길을 갑니다. 아마도 한때 사랑했던 두 사람이 이제는 정말로 남이 되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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